2024-04-01, 나는 지금 뉴저지에 있는 시댁에 살면서 Johnson & Johnson 에서 Sr. UX designer contractor로 일하면서 파병간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23년 9/17에 결혼하고 10/13일에 떠났는데 벌써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이제 6월이면 돌아온다. 파병간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혼자가 아닌 시부모님이랑 같이 북적대며 살 수 있어서 그것도 감사하다.
일은 중간 중간 여유있게 일하면서도 정해진 Timeline 안에서 마냥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프로젝트가 항상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 가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강제 Mode change 가 있어야 집중이 더 잘되는 타입…) 감사하게도 Full remote 이기 때문에 아침에 책상에 앉으면 일할 준비가 끝난다.
2017년 2월에 미국에 와서 그 해 4월에 뉴욕 땅을 밟았던 내가 여기서 Covid 기간 동안 약간의 on & off 가 있긴 했었지만 햇수로 7년의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 2년 정도 머물 것을 예상하고 왔지만(프로그램 1년 + 수료하고 Opt 받아서 일하는 것 1년),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시면 그 다음에 어디로 향할지도 알려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더랬다. 7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동안 나는 예정에 없던 대학원을 가게되었고,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 이 세상의 많은 J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중에 내가 미리 계획했던 것은 그 어떤 것도 없었다. 물론 미국에서 일하는 것은 해보고 싶었던 일이긴 한데 꿈만 꾸었지 실제로 가능할 것이라고는 감히 생각해보지 못했다.
혹시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해도, 그리고 굉장한 추진력을 가진 자가 아닐지라도, 또 남들보다 큰 능력치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 자들에게도! 여전히 이 땅은 기회의 땅이고 도전해 볼 만 하다. 그리고 도전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내가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내가 모든 것을 이루지 않아도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Surprise 들이 나는 감사하게도 많았다. 내가 30대에 미국에 왔던 것처럼 그 어떤 나이에도 이 땅은 기회를 준다. 그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 곳은 어느 곳보다도 불안하고 위험할 수 있는 곳이고, 돈 없이는 당장의 생존이 이슈가되는 험난한 곳이기도 하다. 내가 크리스쳔이기 때문에 내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직접 보고 겪은 시간들은 하나님의 더 큰 계획과 일하심을 볼 수 있는 응답의 현장이었지만, 이마저도 푹풍같은 시간들이 지나고서 깨닫게 되는 것이지 당장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때는 나 역시도 불안함과 알 수 없는 미래를 염려하며 떨었다. 지금 생각하면 매주 드리는 예배 속에서 붙잡는 성경말씀, 교회 안에서 서로 돕고 격려하는 커뮤니티, 그리고 권사님들이 매주 준비해 주시는 한식이 얼마나 큰 위안이고 힘이었는지 교회가 없었으면 왠지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 같다.
다음은 내가 계획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뤄진 것들이다. (아마 이것들에 대해서 앞으로 하나하나 좀 더 써보게 될 거 같다)
- 한국에서 8년 넘게 일하던 직장을 그만 두고 30대에 미국으로 유학오기
- 대학원 들어가기 & 졸업하기: School of Visual Arts (MFA) / Major: Design for social innovations
- OPT(학생비자) 신분으로 미국 회사 취업하기
- 시급 $50 에서 $90 으로 올리기
- 결혼 (남편 덕분에 영주권을 신청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아마 내가 영어를 잘하다 보다라고 착각할 수가 있는데….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좋아는 한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 근데 현실은 잘하지 못한다. 아직 겨우 일할 수 있는 정도 하는데 이마저도 내가 작업물을 보여주는 디자이너라서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일을 구할 수 있다!!! 라는 거다. 이건 내가 그랬기 때문에 내가 증인이고 사실이다. 다양한 액센트와 억양이 공존하는 동부, 특히 뉴욕은 정말 다양함에 있어 어느 곳보다도 열린 곳이다. 중요한 거는 내가 그것을 믿어야 한다. 나도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알고만 있을 때는 언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았다(사실 지금도 좀…) 근데 진짜 괜찮다. 내가 실제 경험하고 나니 조금씩 믿어지고 내 마음의 두려움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혹시 누군가가 30이 넘어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삶의 변화를 이루기를 주저하는 자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가 혹시 나이와 언어 때문이라면 내 얘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
내 실력이 출중해서, 내 언어가 완벽해서 이 땅에서 살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내가 잘나야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니까 나의 부족함에 집중하기 보다 나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어쩌면 더 생산적인 방법 일지 모른다. 말이 길어지네…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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